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대기업 총수들의 답변 스타일은?’

등록 2016.12.06.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가 6일 국회에서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미르,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대기업 총수들의 답변 스타일은 각양각색이었다. 의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어지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시종 일관 "송구스럽습니다", "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 말로 시작하며 경청하는 듯 고개 끄덕거렸다. 또 억울함을 호소하는 듯 고개를 가로젓기도 하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의원님 정말 제가 정말 언제 알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라고 꾸짖으셔도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식으로 '정말' '절대' 등을 자주 썼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불리한 진술이나 인정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동문서답 전략으로 피해가기도 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정윤회 문건 사건 아느냐', '최순실 언제 알았느냐'고 묻자 "제가 이런 일에 연루돼서 죄송하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계속 추궁하자 "언제 들어봤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 제가 부족한 점이 정말 많다", "다 제 부덕의 소치다"로 답변을 피해가기도 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집 인수 합병 대가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가 모든 사회 공헌이든 출연이든 대가를 바라고 하는 지원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앞으로 지속되어야 하느냐"는 물음에 "저는 앞으로 전경련 활동을 안 하겠다"고 답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청문회 첫 질문을 받은 김승연 한화 회장은 불만스러운 듯 노려보는 표정으로 답하기도 했다. 의원들과 기 싸움을 하는 듯한 모양세였다. 장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26일 한화는 정유라에게 8억3000만 원 상당의 네덜란드산 말 두 필을 상납했다"며 "두 필의 말은 승마협회 승마훈련원 마방으로 보내졌으며 정유라는 이를 전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이어 "같은 해 정유라는 이 말을 타고 아시안게임에 나가 금메달을 땄다"며 "삼성도 정유라에게 10억원의 말을 줬고 두 기업은 같은 해에 빅딜에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승연 회장은 "(정유라가) 금메달을 딴 것은 알지만 그 말을 탔는지는 모른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화 관계자는 "2014년 구입한 말은 1마리로, 이 말은 2014년 한화갤러리아 승마단의 김동선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사용한 말이고, 그 이후 여러 용도로 활용하던 중 2015년 장꼬임으로 폐사했다"고 밝혔다. 김동선 선수는 김 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구본부 LG 회장은 안경을 코에 반쯤 걸친 모습으로 미르, K스포츠재단 모금 관련 질문에 "기업 현실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비교적 담백한 답변을 내놓았다.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한 청문회는 1988년 5공 청문회에 이후 처음이다. 1988년 당시에는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은 "천년이 가도 권력자 앞에서는 만용을 부리지 않겠다", "계류중인 재판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 1만 명이 물어도 대답할 수없다", "(일해 지단에 돈을 안 내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등 화제의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있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촛불집회 나가보신 분 손 들라"고 하자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만 손을 들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이 "당신은 재벌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해 현장에선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가 6일 국회에서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미르,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대기업 총수들의 답변 스타일은 각양각색이었다. 의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어지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시종 일관 "송구스럽습니다", "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 말로 시작하며 경청하는 듯 고개 끄덕거렸다. 또 억울함을 호소하는 듯 고개를 가로젓기도 하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의원님 정말 제가 정말 언제 알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라고 꾸짖으셔도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식으로 '정말' '절대' 등을 자주 썼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불리한 진술이나 인정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동문서답 전략으로 피해가기도 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정윤회 문건 사건 아느냐', '최순실 언제 알았느냐'고 묻자 "제가 이런 일에 연루돼서 죄송하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계속 추궁하자 "언제 들어봤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 제가 부족한 점이 정말 많다", "다 제 부덕의 소치다"로 답변을 피해가기도 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집 인수 합병 대가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가 모든 사회 공헌이든 출연이든 대가를 바라고 하는 지원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앞으로 지속되어야 하느냐"는 물음에 "저는 앞으로 전경련 활동을 안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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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한 청문회는 1988년 5공 청문회에 이후 처음이다. 1988년 당시에는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은 "천년이 가도 권력자 앞에서는 만용을 부리지 않겠다", "계류중인 재판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 1만 명이 물어도 대답할 수없다", "(일해 지단에 돈을 안 내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등 화제의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있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촛불집회 나가보신 분 손 들라"고 하자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만 손을 들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이 "당신은 재벌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해 현장에선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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